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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과 놀이

IB PYP로 만나는 10월 전통문화 탐구놀이

 IB와 PYP, 유아교육에서 왜 중요한가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는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운영되는 국제 교육 프로그램으로,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사고력·협력·세계 시민 의식을 길러주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그중 PYP(Primary Years Programme)는 만 3세~12세 아동을 위한 과정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고, 연결하고, 표현하고, 공유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에요.

PYP에서 교사는 ‘정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환경을 설계하고 질문을 던지는 안내자(facilitator)입니다.
예를 들어 “추석은 어떤 날일까?” 대신 “우리는 왜 달을 보며 소원을 빌까?”라는 질문으로 아이 스스로 의미를

찾아가도록 도와줍니다. 이런 교육 방식은 유아교육의 핵심인 놀이 중심 접근과 잘 어울려요.
놀이 속에서 탐구하고, 탐구 속에서 놀이가 깊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10월, 우리 문화를 만나는 완벽한 시기

10월에는 추석한글날이라는 멋진 두 개의 기념일이 있어요.

추석에는 가족이 모여 송편을 빚고, 강강술래를 하며 풍요를 기념했고, 한글날은 우리 글자가 만들어진 날을 기념하는 뜻깊은 날이죠.
이 두 가지를 연결하면  '우리를 나타내는 문화’라는 멋진 탐구 주제가 만들어집니다.

아이들에게 단순히 “오늘은 한글날이에요.”라고 알려주는 대신, “우리를 나타내는 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보세요.
우리 옷, 우리 춤, 우리 글자, 우리가 먹는 음식까지 이 모든 것이 우리를 표현하는 문화라는 것을 놀이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교실에서 이렇게 해 보세요

🌱 1단계: 질문하기

그림책 '춤추자 덩덩 덩기덕'을 읽어주며 탈춤의 표정과 동작을 보여줍니다.
아이들에게 “이 탈은 어떤 기분 같아?” “너라면 어떤 표정을 만들고 싶어?”라고 물어보세요.
아이들은 금세 흥미를 보이며 “웃는 탈!”, “화난 탈!” 같은 아이디어를 쏟아냅니다.

🔍 2단계: 탐색하기

탈, 부채, 한삼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실제로 만져보고 흔들며 동작을 따라 해 보도록 해요.
스카프나 색천을 손목에 묶어 한삼춤처럼 휘두르고, 부채를 활짝 펼쳤다 닫으며 리듬에 맞춰 움직이면 금세 무대 분위기가 됩니다.

🖇 3단계: 연결하기

여기서 한글날을 연결합니다. “이 춤 동작을 ㄱ, ㄴ, ㅅ 글자 모양으로 바꿔 볼까?”
아이들은 몸을 구부리고 팔을 벌려 글자 모양을 만들며 깔깔 웃습니다.
친구와 함께 글자 모양으로 줄을 서서 춤추기도 하면서 몸으로 한글을 표현하는 '글자춤'이 탄생합니다.

🎨 4단계: 표현하기

아이들이 직접 공연을 기획합니다. 어떤 음악을 틀지, 누가 먼저 춤을 출지, 어떤 탈을 쓸지 스스로 정합니다.
교사는 단지 도와주는 역할만 하고, 아이들이 무대감독·배우·연출이 됩니다.
이 순간, 아이들은 전통문화를 배우는 소비자가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창작자가 됩니다.

📽 5단계: 공유하기

공연 장면을 촬영해 짧게 편집하고, 교실 빔프로젝터로 상영회를 엽니다.
QR코드로 만들어 가정통신문에 붙이면 부모님도 집에서 볼 수 있어요.
어떤 아이는 “우리 할머니 보여줄래요!” 하며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IB PYP로 만나는 10월 전통문화 탐구놀이

놀이 속 배움 – 관찰 포인트

이 과정에서 교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배움이 숨어 있어요.

  • 문해력: 글자 모양으로 춤을 만들며 자음·모음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체득
  • 창의성: 전통춤 동작을 변형해 새로운 안무 창작
  • 사회성: 친구들과 역할 분담·순서 결정·협력 경험
  • 디지털 리터러시: 촬영과 편집을 통해 기록·공유의 의미 이해
  • 자아정체감: “나는 한국인이야”라는 긍정적 문화 경험

교육적 의미 – 전통에서 미래로

이 수업은 단순한 전통놀이 체험이 아니라 아이 주도 프로젝트입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전통문화를 자기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결과물을 기록·공유하면서 학습이 확장됩니다.
이는 PYP가 강조하는 탐구·표현·성찰 과정과 정확히 맞물립니다.

게다가 부모와 공유할 수 있는 결과물이 있다는 점에서 학교-가정 연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아이들은 “내가 만든 작품을 어른들도 봐준다”는 성취감을 느낍니다.

실천 팁 – 교사 준비물

  • 시각 자료: 전통춤 사진, 탈 그림, 동작 카드
  • 소품: 스카프·부채·종이 탈(직접 색칠 가능)
  • 음악: 부채춤 반주, 자진모리 장단 음원
  • 디지털 도구: 태블릿·빔프로젝터·간단 편집 앱
  • 공간: 작은 무대 역할을 할 수 있는 매트 영역, 거울

이 정도만 준비하면 교실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교사가 춤을 완벽히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움직이고 표현하도록 환경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마무리 – 부모와 함께 이어가는 배움

수업 후 부모님께는 QR코드와 함께 “아이들이 만든 전통춤 공연 영상을 집에서 함께 보며
추석과 한글날의 의미를 이야기 나눠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렇게 하면 배움이 교실에서 끝나지 않고 가정으로 확장되어 아이에게 더 깊은 울림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