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이건 내가 먼저 했어요!”
“나도 같이 하고 싶었는데…”
교실에서 자주 들리는 이런 말들은 단순한 다툼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자기 주장, 감정 조절, 타인 이해, 협력의 씨앗이 숨어 있어요.
이 씨앗을 잘 키워주는 힘이 바로 사회정서적 역량(SEL)이며,
그 배움의 가장 좋은 토양이 바로 ‘협동놀이’입니다.

🌱 혼자보다 함께일 때 생기는 배움
유아들은 놀이 속에서 세상을 배우고, 친구를 통해 자신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같이’ 놀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에요.
자신의 욕구를 조절하고, 상대의 감정을 고려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협동놀이는 단순히 함께 노는 게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아를 조율하는 사회적 훈련의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반 큰집 만들기 프로젝트’를 생각해볼까요?
아이들은 각자 만들고 싶은 방을 제안합니다.
“나는 부엌 만들래!”, “나는 옥상 정원!”, “나는 강아지 방!”
서로의 의견이 부딪히기도 하고, 재료가 부족해 양보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 “내 생각만 옳지 않구나.”
- “친구의 아이디어를 더하면 더 멋져질 수도 있겠네.” 라는 사회적 통찰력을 키우게 됩니다.
이게 바로 협동놀이가 SEL의 핵심, 즉 공감과 자기조절, 책임감을 키우는 이유예요.
🧩 협동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언어
협동놀이는 감정의 ‘충돌’에서 시작해 ‘이해’로 끝나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마을 꾸미기’ 놀이를 하던 아이들이 같은 장소에 나무를 두고 다투는 상황이 생겼어요.
교사가 개입해 묻습니다.
“서로 어떤 마음이었는지 들어볼까?”
민수는 말합니다.
“내가 먼저 생각한 자리였어요.”
소율은 대답합니다.
“여기 말고는 나무 둘 데가 없었어요.”
그 순간, 아이들은 서로의 감정을 ‘듣는 법’을 배우는 중이에요.
이것이 바로 사회정서적 역량의 핵심, 공감적 의사소통입니다.
교사는 판단을 내리지 않고 “서로의 마음이 다 이해돼. 그럼 어떻게 하면 둘 다 만족할 수 있을까?”라고 되묻습니다.
이 대화 속에서 아이들은 갈등을 해결하는 언어적 도구를 배우고,
타인의 감정에 반응하는 정서 조절의 모델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 협동놀이는 마음의 ‘문해력 수업’
우리가 국어 시간에 글을 읽듯,
협동놀이는 ‘타인의 마음을 읽는 문해력 수업’이에요. 글자를 배우기 전에, 사람을 읽는 연습을 하는 셈이죠.
놀이 속에서 아이들은
- 친구의 표정과 몸짓을 관찰하며 감정을 추론하고,
- 서로의 언어를 통해 생각의 차이를 조율하며,
- 결과보다 ‘과정’의 의미를 배웁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아이들은 ‘친구와 함께’라는 말의 진짜 의미를 경험합니다.
🤍 “협동은 일의 분담이 아니라, 마음의 나눔이다.”
🌼 교사의 역할 — 감정의 조율자이자 다리 놓는 사람
협동놀이가 단순한 놀이를 넘어 SEL로 발전하려면 교사는 감정의 번역가이자 중재자가 되어야 합니다.
교사는 아이들의 대화를 들으며
- “서로 다른 생각이 있었구나.”
- “그럴 때는 어떤 기분이 들었어?”
- “우리 함께 새로운 방법을 찾아볼까?”
와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감정 표현 → 타인 이해 → 문제 해결의 순환 구조를 경험합니다.
교사는 아이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옳고 그름’으로 재단하지 않고
‘감정과 필요’의 언어로 바꿔주는 조력자 역할을 합니다.
그 결과, 교실은 경쟁이 아니라 공감의 놀이터로 변하죠.
🌻 협동놀이는 미래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배움
AI 시대, 인간이 기계보다 우위에 서는 이유는 ‘함께 생각하고 공감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 있습니다.
협동놀이는 이 능력을 키우는 가장 원초적이고도 강력한 교육 방법이에요.
한 아이가 혼자 블록을 쌓을 때보다 함께 탑을 세우며 대화할 때,
더 많은 감정·의사결정·타협의 경험이 쌓입니다.
이런 경험이 아이를 사람과 일할 줄 아는 사람, 즉 ‘미래형 리더’로 성장시킵니다.
🌷 결론 — 협동은 마음의 성장이다
놀이가 끝나면 탑은 무너질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속에서 쌓인 마음의 탑은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협동놀이는 아이들이 ‘함께’의 의미를 배우고 공감·양보·존중이라는 감정의 단어를 행동으로 옮기는 첫 학교입니다.
💬 “한 아이가 자라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협동놀이는 아이가 자라는 작은 사회이자
사회정서적 역량이 싹트는 따뜻한 흙입니다.
오늘도 아이들이 함께 웃으며 서로의 마음을 읽고 맞추어 가는 그 순간, 우리는 이미 미래 교육의 정답을 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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